





추운 겨울, 거리에서 2025년을 시작했습니다. 광장을 지켰던 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가 함께하고 있음을 알렸고,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는 모두의 구호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늘 행복해 보였지만, 저는 광장 이후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아 더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갈 일상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았고, 더딘 변화 앞에 체념하지 않을지 걱정이 더 앞섰기 때문입니다.
2025년은 띵동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지키는 ‘단 한 사람’ 모금캠페인을 진행했고, 기부자들은 띵동에 생일축하금을 보내주거나 생일파티에 직접 참여하며 흔들리지 않고 버텨 온 10년을 함께 축하해주셨습니다. 위기를 자긍심으로 바꾸겠다는 띵동의 다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광장의 민주주의에 함께하고 띵동 10주년을 축하하면서도 상담과 지원의 책임을 무겁게 느꼈습니다. 매년 갱신되고 있는 상담 건수는 띵동이 바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 문의 및 응대 5,758건, 상담 599건, 센터 방문 468회 등 띵동 설립 이래 가장 많은 상담과 방문이 있었고, 그 중 트랜스젠더 상담이 전체 대비 70.8%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 의료·법률·심리상담 등 위기지원 481건, 레인보우키트 지원 297건, 장학금 지원 9명으로 띵동의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확인하였습니다.
띵동은 상담에만 매몰되지 않고, 학교와 청소년 복지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위클래스 상담사와 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처음으로 진행하였고, <학교에서 무지개길 함께 걷기> 개정판을 발행해 성소수자 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청소년 주거권 네트워크 온 활동을 함께 하며 주거 지원의 대안을 만들고, 청소년 기관에서 의뢰된 상담을 협력해서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반면, 교육 영역에서 성소수자 존재를 지우려는 정책은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2015년 학교성교육표준안과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2025년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운영매뉴얼에서도 ‘성소수자’ 용어를 삭제한다는 회의 결과가 공개되어 적극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존재가 없으면, 위기를 알아채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띵동의 상담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드러내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최근 띵동에 기쁜 소식이 전달되었습니다. 위기 상담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크리스 킴 스칼라십’ 1기 장학생이었던 A는 몇 번의 고비 끝에 본인이 꿈꿨던 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고, 띵동 설립 초기 전환치료 피해로 긴급 지원을 했던 트랜스젠더 연희 님은 트랜지션을 마치고, 연애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기쁨과 기쁨 사이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용기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 용기가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에게도 전달되길 바랍니다.
10년 활동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2026년부터 띵동 활동은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됩니다. 좁디좁았던 청소년 성소수자 휴게 공간을 넓힐 수 있었고, 안전하게 상담할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났습니다. 띵동 센터를 운영하는 재정 부담이 많이 커졌지만, 기부자님 덕분에 성장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합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기 급급한 세상에 맞서 띵동은 이들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띵동 정기기부를 시작하세요. 띵동은 매월 뉴스레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 및 재정 현황을 공개하며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사단법인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