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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소수자의 탈가정 고민과 경험 기초조사 결과보고회 자료집 (2021)

청소년 성소수자의 탈가정 고민과 경험 기초조사 결과보고회 자료집


발제 내용 요약 (주요 연구 결과)

 띵동이 상담과 지원을 통해 만나는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가족과의 갈등, 부모의 폭력, 탈가정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015년 띵동이 상담을 시작한 이래로 2,000건이 넘은 상담 및 위기지원(법률지원, 의료지원 및 동행, 심리상담 연계, 생필품 지원 등) 사례에서 정신건강(심리문제)을 비롯해 가족과의 갈등, 가족의 학대 및 탈가정은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소년이 응당 있어야 할 곳으로 여겨지는 가족과 학교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많은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식으로 탈가정과 탈학교를 고민하게 된다.

 이에 띵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탈가정하게 되는 맥락과 경험, 자원과 장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탈가정은 청소년 성소수자가 오랜 고민과 갈등 끝에 하게 되는 생존 방식이며, 성 정체성에 대한 부모의 거부와 학대, 가정폭력 경험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실제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탈가정을 결정 또는 계획하게 된 이유로는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와 혐오(54.2%)를 비롯해 가족과의 말다툼(60.8%),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60.1%), 성 정체성과 관련된(27.5%) 또는 다른 이유로 정서적 폭력(49.0%), 성 정체성과 관련된(9.8%) 또는 다른 이유로 신체적 폭력(19.6%), 방임(22.2%), ‘전환치료’(시도)(10.5%) 등이 있었다(<표 1>). 폭력을 탈가정 이유로 꼽은 비율은 전체의 64.7%로, 탈가정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85.5%, 그렇지 않은 경우 50.5%였다. 특히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응답자의 폭력 피해 경험은 시스젠더 응답자와 비교하여 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표 2>).


구분

전체 (n=153)

탈가정 경험이 있는 경우 (n=62)

탈가정을 고민한 경우 (10대) (n=91)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성소수자를 이유로 한 정서적 폭력

42 (27.5)

28 (45.2)

16 (17.6)

그밖의 이유로 정서적 폭력

75 (49.0)

42 (67.7)

35 (38.5)

성소수자를 이유로 한 신체적 폭력

15 (9.8)

13 (21.0)

2 (2.2)

그밖의 이유로 신체적 폭력

30 (19.6)

21 (33.9)

10 (11.0)

전환치료 (시도)

16 (10.5)

10 (16.1)

7 (7.7)

부모의 방임, 무관심

34 (22.2)

21 (33.9)

15 (16.5)

성폭력

5 (3.3)

4 (6.5)

1 (1.1)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 혐오

83 (54.2)

29 (46.8)

58 (63.7)

부모 간 불화

74 (48.4)

33 (53.2)

45 (49.5)

가족과의 말다툼

93 (60.8)

42 (67.7)

56 (61.5)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31 (20.3)

15 (24.2)

18 (19.8)

지인, 친구의 권유

9 (5.9)

4 (6.5)

6 (6.6)

진로진학 고민

29 (19.0)

5 (8.1)

27 (29.7)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92 (60.1)

36 (58.1)

60 (65.9)

기타

11 (7.2)

6 (9.7)

5 (5.5)

*복수응답 허용


구분

전체 (n=153)

시스젠더 (n=90)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n=63)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성소수자를 이유로 한 정서적 폭력

42 (27.5)

17 (18.9)

27 (42.9)

그밖의 이유로 정서적 폭력

75 (49.0)

39 (3.3)

38 (60.3)

성소수자를 이유로 한 신체적 폭력

15 (9.8)

5 (5.5)

10 (15.9)

그밖의 이유로 신체적 폭력

30 (19.6)

17 (18.9)

14 (22.2)

전환치료 (시도)

16 (10.5)

5 (5.5)

12 (19.0)

부모의 방임, 무관심

34 (22.2)

17 (18.9)

19 (30.2)

성폭력

5 (3.3)

2 (2.2)

3 (4.8)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 혐오

83 (54.2)

46 (51.1)

41 (65.1)

부모 간 불화

74 (48.4)

41 (45.6)

37 (58.7)

가족과의 말다툼

93 (60.8)

58 (64.4)

40 (63.5)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31 (20.3)

20 (22.2)

13 (20.6)

지인, 친구의 권유

9 (5.9)

6 (6.7)

4 (6.3)

진로진학 고민

29 (19.0)

16 (17.8)

16 (25.4)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92 (60.1)

50 (55.6)

46 (73.0)

기타

11 (7.2)

5 (5.5)

6 (9.5)

*복수응답 허용


 가정 안에서 견디는 시간 속에서 이들이 청소년으로서 도움 받을 수 있는 위클래스, 1388,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기관들은 성 정체성과 관련된 고민이나 어려움을 이해할 것 같지 않고, 비밀이 보장되리라고 신뢰할 수 없었다. 해당 기관/서비스를 이용해본 적 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정체성과 관련된 고민이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의 의사과 무관하게 부모/보호자에게 연락한 것이 컸다(<표 6~8>). 청소년 상담 기관/서비스들, 특히 위클래스는 높은 인지도와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정체성과 관련된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중시켰다. 공적인 자원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또래, SNS,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 사적인 관계망을 통해 도움을 얻었다.


구분

전체

탈가정 경험이 있는 경우

탈가정을 고민한 경우 (10대)

10대

20대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1388

 

 

모르고 이용하지 않음

22 (14.4)

3 (9.7)

4 (12.9)

15 (16.5)

알고   이용해본 적 없음

82 (53.6)

16 (51.6)

12 (38.7)

54 (59.3)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됨

9 (5.9)

1 (3.2)

2 (6.5)

6 (6.6)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안 됨

40 (26.1)

11 (35.5)

13 (41.9)

16 (17.6)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모르고 이용하지 않음

60 (39.2)

11 (35.5)

14 (45.2)

35 (38.5)

알고   이용해본 적 없음

61 (39.9)

10 (32.3)

11 (35.5)

40 (44.0)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됨

14 (9.2)

3 (9.7)

3 (9.7)

8 (8.8)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안 됨

18 (11.8)

7 (22.6)

3 (9.7)

8 (8.8)

꿈드림


 

모르고 이용하지 않음

71 (46.4)

10 (32.3)

13 (41.9)

48 (52.7)

알고   이용해본 적 없음

63 (41.2)

14 (45.2)

13 (41.9)

36 (39.6)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됨

9 (5.9)

2 (6.5)

3 (9.7)

4 (4.4)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안 됨

10 (6.5)

5 (16.1)

2 (6.5)

3 (3.3)

위클래스 등


 

모르고 이용하지 않음

9 (5.9)

1 (3.2)

4 (12.9)

4 (4.4)

알고   이용해본 적 없음

28 (18.3)

5 (16.1)

3 (9.7)

20 (22.0)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됨

35 (22.9)

12 (38.7)

6 (19.4)

17 (18.7)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안 됨

81 (52.9)

13 (41.9)

18 (58.1)

50 (54.9)

청소년성문화센터


 

모르고 이용하지 않음

115 (75.2)

17 (54.8)

23 (74.2)

75 (82.4)

알고   이용해본 적 없음

33 (21.6)

10 (32.3)

7 (22.6)

16 (17.6)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됨

3 (2.0)

3 (9.7)

0 (0.0)

0 (0.0)

알고   이용해봤고 도움 안 됨

2 (1.3)

1 (3.2)

1 (3.2)

0 (0.0)

153 (100.0)

31 (100.0)

31 (100.0)

91 (100.0)


구분

1388

(n=82)

청소년상담복지센터 (n=61)

꿈드림 (n=63)

위클래스 등 (n=28)

청소년성문화센터 (n=33)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서

 

 

35 (55.6)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서

42 (51.2)

27 (44.3)

14 (22.2)

3 (10.7)

14 (42.4)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42 (51.2)

23 (37.7)

18 (28.6)

4 (14.3)

19 (57.6)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고민이나  어려움을 이해할 것 같지 않아서

43 (52.4)

29 (47.5)

6 (9.5)

22 (78.6)

6 (18.2)

다른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14 (17.1)

10 (16.4)

9 (14.3)

4 (14.3)

6 (18.2)

시간이 안 되거나 거리가 멀어서

18 (22.0)

19 (31.1)

13 (20.6)

1 (3.6)

14 (42.4)

비밀이 보장되리라고 신뢰할 수  없어서

41 (50.0)

30 (49.2)

8 (12.7)

26 (92.9)

7 (21.2)

기타

3 (3.7)

0 (0.0)

1 (1.6)

3 (10.7)

0 (0.0)

*복수응답 허용

구분

1388

(n=40)

청소년상담복지센터

(n=18)

꿈드림 (n=10)

위클래스 등 (n=81)

청소년성문화센터 (n=2)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고민이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해서

21 (52.5)

9 (50.0)

3 (30.0)

37 (45.7)

1 (50.0)

나의 의사와 상관없는 문제 해결을 시도해서

20 (50.5)

8 (44.4)

5 (50.0)

45 (55.6)

1 (50.0)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보호자에게 연락해서

4 (10.0)

8 (44.4)

3 (30.0)

44 (54.3)

0 (0.0)

내가 요청한 지원이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18 (45.0)

7 (38.9)

7 (70.0)

39 (48.1)

1 (50.0)

무지하거나 혐오적인 발언을 들어서

17 (42.5)

5 (27.8)

3 (30.0)

37 (45.7)

1 (50.0)

기타

3 (2.0)

1 (5.6)

2 (20.0)

6 (7.4)

0 (0.0)

*복수응답 허용


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탈가정을 통해 정신적 안정을 얻고자 했고(82.4%), 탈가정을 겪은 응답자 중 40.3%는 자신의 신체적 안전을 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60~70%가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 심리‧정서적 어려움과 자살‧자해 시도와 충동, 성소수자 혐오표현으로 인한 힘듦을 겪고 있었다(<표 9>). 약 90%의 응답자는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 트랜지션·젠더 디스포리아, 아웃팅, 성소수자 혐오표현 등 성소수자로서의 고민과 어려움을, 54.2%의 응답자는 가족 내 갈등과 폭력 이슈를 호소하였다.

구분

전체 (n=153)

탈가정 경험이 있는 경우 (n=62)

탈가정을 고민한 경우 (10대) (n=91)

10대 (n=31)

20대 (n=31)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빈도 수 (%)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 (정체화‧커밍아웃 등)

105 (68.6)

17 (54.8)

16 (51.6)

72 (79.1)

트랜지션‧젠더 디스포리아

45 (29.4)

8 (25.8)

16 (51.6)

21 (23.1)

아웃팅

82 (53.6)

13 (41.9)

13 (41.9)

56 (61.5)

성소수자 혐오표현

99 (64.7)

16 (51.6)

18 (58.0)

65 (71.4)

대인관계

72 (47.1)

13 (41.9)

13 (41.9)

46 (50.5)

정서적‧심리적 어려움

102 (66.7)

21 (67.7)

23 (74.2)

58 (63.7)

자살‧자해 시도 또는 충동

93 (60.8)

18 (58.0)

22 (71.0)

53 (58.2)

가족 내 갈등

76 (49.7)

12 (38.7)

17 (54.8)

47 (51.6)

가족 내 폭력

25 (16.3)

8 (25.8)

6 (19.4)

11 (12.1)

탈가정

59 (38.6)

9 (29.0)

8 (25.8)

42 (46.2)

주거

29 (19.0)

5 (16.1)

5 (16.1)

19 (20.9)

경제적 어려움

58 (37.9)

14 (45.2)

17 (54.8)

27 (30.0)

진로‧진학

93 (60.8)

22 (71.0)

13 (41.9)

58 (63.7)

학교 내 괴롭힘, 폭력

8 (5.2)

1 (3.2)

2 (6.5)

5 (5.5)

탈학교/자퇴

31 (20.3)

3 (9.7)

2 (6.5)

26 (28.6)

연애문제

62 (40.5)

13 (41.9)

10 (32.3)

39 (42.9)

기타

5 (3.3)

1 (3.2)

2 (6.5)

2 (2.2)

*복수응답 허용


 탈가정 경험이 있는 응답자 10명 중 6명(59.7%)은 청소년쉼터와 같은 주거시설을 이용한 적이 없었으며, 청소년쉼터를 이용한 경우는 33.9%에 머물렀다. 주거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부모에게 연락할 것 같아서가 75.7%, 성별 정체성으로 인해 쉼터에 입소하지 못한 경우가 29.7%(트랜스젠더·젠더퀴어 응답자의 47.4%), 다른 머물 곳이 있어서(51.4%), 쉼터의 위치나 이용 방법을 몰라서(43.2%) 등이었다. 이런 이유들로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탈가정 이후 지인, 친구의 집 등 사적 자원을 통해 주거를 해결했다. 야외에서 노숙을 하거나, 가출팸, 잘 모르는 사람의 집 등 위험 부담을 무릅쓴 이들도 있었다. 

 한편 쉼터 경험이 있는 6명의 면접 참여자들은 청소년으로서 자신이 응당 이용할 수 있는 제도에 접근할 때 직접적인 거부를 당하거나, 이용하더라도 눈치를 봐야 했고,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무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 특별하게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당장 갈 수 있는 곳이 그곳밖에 없어서(71.4%) 택하게 되는 쉼터는 규칙과 단체 생활에서 불편함이 있었고(52.4%), 성별 구분이 나와 맞지 않거나(52.4%) 직원과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혐오 발언을 겪으며(42.9%) 나를 더 숨기게 되기도 했다(42.9%). 한편 쉼터에서 안전하게 신변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이나(47.6%),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42.9%)은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성소수자로서 공감과 지지를 받았던 심층면접 참여자들에게는 청소년쉼터가 문자 그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었다. 

 현재 원가정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탈가정 이후 주거(잘 곳)가, 현재 탈가정 상태인 이들은 생활비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한 설문 결과에서, 이들의 원가정 복귀는 탈가정의 원인이 된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기보다는 안정적 주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실제로 응답자들이 현재 원가정에 거주하고 있는 이유로는 탈가정 이후 의식주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46.2%), 학교 졸업을 위해(38.5%), 가족과의 갈등이 완화되어서(33.3%), 또는 강제적인 귀가 조치(20.5%)에 의해서가 높았다. 또한 탈가정을 경험했고, 현재는 원가정에 거주하고 있는 응답자들 중 57.5%가 탈가정을 결심한 이유가 거의 또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으며, 약 60%가 재탈가정을 고민, 계획하고 실제로 준비하고 있었다. 이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탈가정이 원가정 복귀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계획적인 탈가정/자립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띵동은 청소년 상담·복지 체계 및 가정폭력·아동학대 지원의 변화, 청소년 주거권 보장, 성별이분법적 제도에 대한 재고를 제언으로 도출하였다.

- 첫째, 1388, 위클래스 등 청소년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복지 체계가 정체성과 관련하여 신뢰할 수 있고, 지지와 자긍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쉼터는 탈가정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폭력을 피해 도망쳐온 주거시설이자 함께 먹고 자면서 생활하는 생활 공간으로서 구성원들의 혐오에 반대해야 할 명확한 책임이 있다. 종사자 및 쉼터 이용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인식 감수성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해당 쉼터가 실제로 소수자 청소년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는지 실질적인 피드백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기관 중에서 이미 ‘세이프스페이스(safespace)’를 만들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사례들을 눈여겨볼 때, 변화의 시작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둘째, 가정폭력·아동학대에 개입하는 국가의 시스템 구축과 실행이 성소수자 혐오성 폭력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을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은 이들이 겪을 수 있는 가정폭력과 학대에 예민함과 섬세함을 가져야 하며, 특히 성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폭력의 유형과 대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원가정을 나오는 것으로 탈가정은 마무리되지 않으며, 탈가정 이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가족 관계가 이어질 수 있고 이때 가족관계나 마음돌봄에 대한 상담이 꾸준히 필요하다. 청소년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주변 전문기관이 적절히 개입하고, 당사자 청소년 또한 주체가 되어 가족과 안전하게 잘 협상하도록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셋째, 탈가정한 청소년이 자립하여 살아가기를 원할 때, 딛고 시작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 청소년 주거권, ‘집다운 집에서 살 권리’를 주장한다. 안정적인 주거는 자립의 도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서 모든 청소년에게 마땅한 권리로 제공되어야 한다.

- 넷째, 본 연구의 설문조사에서 약 40%를 차지한 트랜스젠더·젠더퀴어 청소년들의 경험에 주목할 때, 지정성별에 근거한 복지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고하고 트랜스젠더‧젠더퀴어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학교와 가정 등에서 더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만큼,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절실하다.

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홈프라이드홈’에 대해 바라는 점으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운영 시간(17.5%), 부모/보호자의 폭력으로부터의 보호(15.2%), 사생활이 보장되는 독립적인 공간(14.3%)을 말해주었다. 탈가정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몸과 마음을 돌보고, 다양한 자원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때, ‘홈프라이드홈’은 이들이 ‘연결됨’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는 위기지원 허브(hub)가 되어야 하겠다. 탈가정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머물 수 있는 대안적인 주거 공간은 미국 전역에 걸쳐 60개가 넘는 단체에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주거 지원의 사례 세 곳을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탈가정 청소년/성소수자의 ‘자립’에 대한 고민을 모두에게 남기며 글을 마무리하였다.


토론 내용 요약


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활동가 수수 - <‘집다운 집’을 찾는 탈가정 청소년들의 여정에 필요한 ‘청소년 주거권’>
- 수수는 생활시설인 쉼터는 “드나듦의 진폭이 큰 공간이 되며 불안정한 주거 환경”으로서 “태생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목하며 토론을 시작한다. 쉼터가 신변 보호를 약속할 수는 있으나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쉼터 접근권 자체가 박탈되어 있다”.
- 이어서 그는 “탈가정 청소년을 지역사회가 아닌 ‘시설’에 수용하는 정책만을 펴고 있는 한국에서는 퀴어청소년을 위한 쉼터 설립뿐 아니라 청소년의 주거권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을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현재 쉼터 시스템은 쉼터의 생활규칙과, 빠른 사회 복귀를 위한 사회의 ‘정상성’ 기준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몸을 가진 청소년들에게만 자원을 제공하고, 그 보상으로서 주거를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쉼터 시스템이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쉼터 시스템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주거는 필요하다. 그렇기에 탈가정 청소년의 주거 보장 정책을 논의할 때는 ‘주거우선지원(Housing First)’ 원칙에 따른 주거 시스템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 더불어 탈가정한 청소년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 즉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기관 담당자의 존재이기도 하고, 자신의 상황을 마음 편히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이기도 한 관계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하였다.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허민숙 - <누려야 할/보호받아야 할 마땅할 권리: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 과제>

- 허민숙은 “유럽을 포함한 해외 조사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의 실태는 “감춰진” 문제로 일컬어지고 있지만 사실 문제에 대한 인식, 기초적인 실태조사의 완료, 지원서비스의 확충,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들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서 토론을 시작하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가정 내 폭력에 희생되고, 결국 탈가정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는 상황에 고립되고, 미흡하고 사려 깊지 못한 공적지원시스템 속에 방치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부정의의 희생자 혹은 생존자(victim/survivor of injustice)”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자의 침묵“과 고통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어떤 어려움 내지는 불운으로 해석될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이 초래한 부자연스럽고도 인위적인 불평등의 결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따라서 정부는 “청소년 정책의 뼈아프고도 부끄러운 공백”을 인지하고, “가정 밖 청소년을 포함한 위기청소년에 대한 본조사는 반드시 청소년 성소수자를 포함해야 할 것”이며, “청소년의 입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입소결정권을 청소년 당사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변화들을 통해 “모든 청소년들에게 사회는 “따뜻하고 공정한 환대”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하였다.


 가족구성권연구소 운영위원 나기 - <‘보호’가 아닌 ‘보편적 돌봄’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위해>

- 나기는 “민법상 행위무능력자 규정으로 인하여 주거 계약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에도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현실”이 청소년 성소수자들로 하여금 “탈가정하지 못하고 폭력을 감내하는 것은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대한 돌봄을 국가가 가족에게 떠넘긴 채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아온 시간의 결과”라고 비판하였다.
- 이에 가족구성권, 즉 “법밖에 있는 가족들의 가족구성을 인정하고, 결합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대한 시정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가족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 가족구성원 내 나이, 젠더, 섹슈얼리티, 부양(능력/책임), 출신, 의존성 등으로 인한 차별과 폭력을 해소하는 것을 포함하는 권리”의 보장을 통해 “청소년 성소수자의 위치가 ‘보호’의 위치가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 의존은 누구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상호의존으로서,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돌봄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동반되어야 한다. “여전히 ‘위기’ 시에 소환되는 법적 가족은 탈가정 청소년의 삶을 다시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을 주지하며 ‘좋은 돌봄’에 대한 고민으로 글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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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고회 자료집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탈가정 고민과 경험 기초조사' 보고서 내용을 축약한 PPT 발제문과 토론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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