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로이스(정김경숙)’님의 이야기
“띵동 기부는 저에게 자랑거리에요!”
로이스님의 밝은 웃음!
기부자님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벌써 26살이 된 아이를 둔 워킹맘이고요, 한국에서 30년 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3년반 전에는 미국으로 옮겨와서 현재는 실리콘밸리 한 인터넷 기업, 구글 본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현재 하고 있는 있는 미국내 있는 전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구글의 좋은 스토리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 밖에서의 저는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운동과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자연을 좋아해요. 산을 가거나, 수영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또 아웃도어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굉장히 활달하고, 운동이나 여러 기회를 통해 새롭게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그 다음으로 저는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해야 한다’라는 사회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걸 지금 내 세대에 해서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나라 아니면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30년 전에 살았던 세상보다 지금은 더 좋은 세상을 지금 살고 있잖아요. 30년 전에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민주화 운동 했던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배들에 대한 부채감이 있고, 그 부채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제가 있는 사회에서 우리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데 작은 일이라고 하는 생각하고 있어요. 제 관심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대학교 다닐 때는 시절이 시절인 만큼 민주화, 빈민, 분배 쪽에 관심이 많았고, 이후에는 여성과 인권에 관심을 두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향린교회라는 곳을 다니면서 임보라 목사님을 만났는데 그분이 가진 비전을 좋아하게 되었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조금 더 고민했어요.
이 모든 모습을 정리하면, 밖에서 바라보는 저는 뭔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기부자님에게 그런 시대적인 배경도 있으시고, 교인으로서의 영향도 있으셨군요. 그리고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듣똑라)’라는 팟캐스트에서 앞으로의 계획이 장기적으로는 여성 인권이나 성소수자 인권 단체 일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걸 들었거든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을까가 되게 많이 궁금했었어요. 섬돌향린교회가 크게 영향을 미쳤던 부분이기도 할 것 같네요.
인권에 다양한 영역이 있잖아요. 아마도 섬돌향린교회를 안 다녔으면 그게 눈에 별로 확 닿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그 전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해’ 같은 가치론적으로 접근했었거든요. 인권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게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교회에서 2부 순서로 어떤 여성 강사님을 모시고 토론했어요. 저는 그때 당시에 어떤 생각을 했냐면 성소수자 인권은 당연히 존중 받아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예를 들면 동성 결혼(same-sex marriage)에 대해서 ‘꼭 결혼해야 하나. 같이 좋아서 살면 되지.’ 이런 정도였어요. 합법화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절실하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이제 성소수자 당사자 중 한 분이 그건 정말 경제적인 것과도 연결이 된다는 말씀하실 땐 아차, 했던 순간이 있었어요. 동성결혼이 합법적이지 않기 때문에 물론 동거인으로서 이걸 게재할 수는 있지만 의료보험, 자동차보험 특약, 은행 간 거래 같이 부부로서 갖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질적인 경제적 불이익까지도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내가 생각하는 건 이상(理想)이구나. 우리가 인권이라는 거는 그냥 가치 운동이 아니고 그건 정말 실질적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라는 걸 그때 많이 알게 돼서 ‘조금 더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아마 그런 부분이 기부랑 연결된 것 같아요.
그런 역사들, 경험들이 다 녹아들어 있는 그것이 로이스 님의 기부 역사라는 생각도 드네요. 한편, 제가 로이스 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많이 느꼈던 게 진짜 열정이라는 단어가 로이스 님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 그 자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구글코리아 근무하실때 회사 내에서도 열정을 되살릴 수 일로서 사회 기업 펀딩 오디션 프로그램 드래곤스 덴(Dragon’s Den)이라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 하셨고, 심지어 별명이 드래곤스 덴 퀸(Queen of Dragon’s Den)이시라면서요!
네, 맞아요. 여러 개 별명 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별명입니다.
l 참고: 드래곤스 덴(Dragon’s Den):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주최하는 특별 펀딩 오디션 프로그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이를 채택하여 특별기금을 주는 사내 프로그램이다. 드래곤스 덴 퀸(Queen of Dragon’s Den)은 드래곤스 덴의 1인자라는 의미이다. (출처: <계속 가봅시다. 남는게 체력인데>, 정김경숙(로이스) 저, 2022, 웅진지식하우스>
정말 멋진 별명인 것 같아요. 사실 이 프로그램이 띵동과 인연이 있죠. 기부자님이 드래곤스 덴에 띵동 프레젠테이션으로 참여하셔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얻어냈고, 구글에서 띵동 기부가 결정되었는데요! 준비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일단은 제가 섬돌향린교회 다니면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알게 된 것과 띵동을 알게 된 것은 전혀 별개였어요. 검색을 하다가 홈페이지에서 띵동 설립을 위한 모금을 보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위기지원 센터, 쉼터가 하나도 없다고 해서, 저는 그때 정말 없나 봐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모금액 중에 한 90% 이상이 해외 모금액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모금이 안 되는 게 참 안타깝다 생각 했었죠.
(마침) 구글이 미국에서는 되게 앞장서서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다양성 정책을 채택) 하고 있고, 제가 구글 안에 있다는 게 저의 강점이니까 그걸 한번 활용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띵동 설립 자금 마련에 대한 제안서를 냈어요. (제안서를) 만드는 작업을 할 때 저도 잘 모르니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는데 감사하게도 다 영어로 돼 있었어요. 사실 문서 준비할 때 영어로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영문으로 되어 있는 걸 보고, 띵동이 글로벌 지향적인 단체구나 느꼈어요. 또 띵동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던 정욜님과 자주 통화해서 띵동이 어떤 단체인지,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도 얘기해 가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몇 년 있다가 띵동이 확장해 나가는 시점에 2차 지원금을 받았던 적도 있었죠.
구글의 드래곤스 덴처럼 기업마다 다양한 기부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외에 또 구글만의 특별한 기부 문화가 있을까요?
구글에 들어와서 가장 놀랐던 것이 다양한 기부 및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이였어요. 구글이 하는 모든 기부 및 지역사회 지원 활동이 구글닷오알지(google.org)라는 구글 내에 자선활동을 전담하는 부서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07년 구글코리아에 입사했을 때부터 참여했던 구글서브(Google Serve)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구글서브는 전세계 구글러(Googler, 구글직원의 애칭)이 자신이 위치한 지역에서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하는 건데요, 이건 매년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루어집니다.
지금 생각나는 건, 한강변 쓰레기 줍기,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서를 타이핑했던 일, 유기견을 돌보았던 일, 한강변에 나무를 심었던 일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구글에는 기부활동과 지역사회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기부 금액과 본인이 자원봉사를 한 시간에 대해서는 매칭 펀드 제도를 갖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자원봉사 시간에 대해 매칭 해주는 아이디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어떤 것은 기부 금액(돈)만으로 해결되지 않거든요. 어떤 것들은 내가 정말 마음이 가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게 있어서 시간의 가치를 회사가 인정해주고 또 기부에 동참해주죠.
구글의 기부문화에서 또 하나 신기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동료들의 지지가 굉장히 활발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지지를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공부도 필요하고, 다양성 존중을 하기 위해선 나와 다른 부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잖아요. 동료들 사이에 공감대를 만드는 데 특별히 더 공을 들인 부분이 있을까요?
맨 처음 띵동 기부 프로젝트를 사내 프로그램으로 제안하는 일은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이 너무 당연한 건데도, 한국에서는 아직 회사 내 모든 사람이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도 부담스러워했을 때였거든요. 2013년에 제가 혼자서 홍대 퀴어문화축제에 가고, 2014년도에는 저희가 구글 안에서 한번 같이 가보자고 해서 3명 정도 모였었어요. 정말 그때는 소수만 알음알음 관심 있는 사람들이 했었는데, 우리가 얘기했던 게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람들한테 좀 더 알릴 수 있을까”였어요. 그래서 미국에 ‘게이글러(Gay+Googler)’라는 성소수자 당사자와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는 걸 알고 한국에도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었어요. 구글에 다니는 사람을 구글러(Googler)라고 하거든요. 구글코리아 게이글러가 시작된거죠. 예를 들면, 나이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이렇게 희어지곤 하니까 그레이글러(Grey+Googler)라고 부르고요. 한국에서는 농글러(농구+Googler) 그러면 농구하는 구글러들의 모임인거죠.
한국의 게이글러는 처음엔 2~3명으로 시작됐는데, 더 많은 직원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싶었어요. 구글은 금요일마다 전 직원이 모여서 식사하고, 간식 먹는 그런 자리를 TGIF(Thank you God, It’s Friday)라고 하는데요. RAINBOW TGIF라는 걸 만들어서 그때 연사를 초빙해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세션도 한 3년 가졌던 것 같아요. 매년 그렇게 내부에서도 조금 더 관심을 끌고, 참여를 하게 해서 처음에는 3명 시작했던 게 그 다음에는 한 10명 정도 되었고 나중에는 20명, 또 그 다음에는 40~50명 됐어요. (2019년 블로그)
또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저희가 퀴어문화축제도 서울 강북에서 하다 보니까 강남에 사는데,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강남에서 퍼레이드를 또 해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알리는 일도 했죠. 30-40명이 참석했었어요. 2022년에도 강남 퍼레이트를 했는데 40명 정도 참여했던 것 같아요. 시청 퀴어문화축제에서도 많은 구글러들이 나와서 교대로 구글코리아 부스를 운영하고 그랬어요. 그 밖에 포스터를 만든 적도 있고요. 그리고 사람들이 이제 시청이나 이런 데 행사할 때 나와 보면 또 더 많이 느끼잖아요. 사람들이 이게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걸 그렇게 알도록 노력했던 것 같아요.
또한 인상 깊었던 게 구글이 나서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도 내고, 기부도 하는 것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그래도 괜찮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 있으셨죠. 기부자님은 타기업에게 그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시나요?
네, 자랑이지 않지만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요. 구글이 맨 처음에 퀴어문화축제에 나왔을 때, 대사관 몇 곳과 러쉬 정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생각에, 제가 몇 군데 담당자한테 이메일을 다 보냈어요. 이거 우리 작년에 한 번 나가보니까 괜찮았는데, 내년에 같이 나가보지 않겠냐고 했더니 아직은 회사 차원에서 걱정이 많아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랬는데 이제 1~2년 지나고 나니까 참여하는 기업체들이 계속 많아지는 거예요.
저는 기업 홍보에 작은 원칙이 있는 데요. 착한 일은 숨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행, 자선 활동에 대해 회사들이 홍보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아요. CEO가 어디 가서 연탄 배달했다는 등의 홍보는 바람직한 기업 홍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몸담은 회사들은 거의 그랬어요. 다만, 성소수자 인권 지원 활동에 대해서는 늘 알리려고 했습니다. 기업이 성소수자 단체에 기부 활동하는 것에 대해 너무 걱정스러워하는 시선이 아직도 있어서 기업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같이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띵동]로이스님_기부자인터뷰.png](https://cdn.imweb.me/upload/S202305198b153391b322d/cc745ad46b5609041979ad1013ee9a1a.png)
인터뷰를 기념하며 로이스 님과 지희, 성현 활동가 함께 브이!
로이스님의 기부에 대한 철학과 진심이 전해집니다. 로이스님은 저희와 이제 함께 인연을 맺은 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띵동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부터 함께 하신 기부자이니까요. 덕분에 오늘까지 띵동이 이만큼 성장을 해올 수 있었는데, 어떤 생각과 마음이 드시나요?
저는 일단 그런 생각을 되게 많이 하는데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도 성소수자 친구들이 커밍아웃만 안 했을 뿐이지 있었을 거로 생각해요. 근데 그 친구들이 갈 데가 없죠. 집에서도 마음 편하게 얘기할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학교는 더더욱 아니고, 좋은 친구를 잘 사귄다면 괜찮지만 사실 친구 중에 그런 관계가 없을 수도 있고 그러니까 정말 이런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갈 데가 어디 있을까 싶었어요. 저도 그때 애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그런 게 더 이렇게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띵동 같은 곳이 있어서 한 사람이라도 편히 와서 쉬고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띵동이 성북구 쪽에 있었잖아요. 그땐 초창기라 문턱이 닳도록 많은 사람이 오는 건 아니었지만 청소년 성소수자가 와서 쉬고 가고, 또 편하게 얘기하고 가는 게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러고 나서 점점 이렇게 말씀을 들어보면, 띵동이 아웃리치 활동을 많이 하면서 사람들도 이제 (더 많이) 알게 되니까,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띵동을 더 많이 찾아오고 또 활동도 더 많아지고 해서 지금은 센터 장소도 옮겼고 조금씩 커가는 거를 저도 봤죠.
초창기 때는 ‘토요일 토요일엔 밥을 먹자(토토밥)’이라는 게 있었어요.
요리해서 같이 먹고 그 인원수가 우리 공간이 작아서 들어올 수 인원이 10명이 채 안 됐어요. 부엌도 요리하는 사람이 두 명 이상 못 들어갈 정도로 너무 작았거든요. 근데 작지만 그게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또 영향이 더 커지고 많이 알려지고 해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요.
혹시 앞으로 띵동의 기대되는 모습이 있으신가요?
진짜 저는 한 명이라도 내가 갈 곳을 찾았다고 그런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저는 그거라도 정말 땡큐해요. 물론 규모도 커지고 재정적으로 받쳐줘서 많은 게 잘 되면 좋죠. 그리고 이제 조직이라면 모두 다 가야 할 방향이겠지만, 성경에서 99마리의 양과 소외된 1마리의 양에 대해서 이야기하잖아요. 아름다운 영혼 한 명이라도 정말 편히 쉬게 하고, 자기가 정말 자기다움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띵동의 변화를 이렇게 지켜보셨던 기부자님께서도 사실은 띵동만 이렇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님도 성장하고 변화하시잖아요. 띵동에 기부하시면서 로이스님 삶에 생긴 좋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돈이 생기면은 띵동에 갖다 바쳐야 하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제가) 1만원씩 정기기부하는 곳도 있고, 좋은 일은 여러 군데 하고 싶지만, 만약 내가 목돈이 생기면 띵동에 보내고 싶어요. 때린 곳도 계속 같은 곳을 때려야지 뭔가 좀 이루어지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많은 변화가 필요한 곳이 여러 분야가 있는데 다른 곳은 좀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어떤 사회적 문제들이 뭐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닐텐데, 어떻게 보면 성소수자 인권은 아직은 인권 운동 내에서 젊은 운동이고,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편견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이 하지 않는 곳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띵동에 기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고요. 또 물질 가는 데 마음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자꾸 이제 여기에 계속 관심이 가고 그래요.
기부자님은 띵동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띵동 좋아해요. 좋아합니다.
기부자님이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하고 싶은 말은 저희 애한테 하는 말하고도 똑같은 것 같아요. 너 지금 있는 모습 너무 좋아. 그러니까 남들이 뭐라고 하는 거에 너무 휘둘리지 말라고 해요. 그리고 우리가 누구나 계속 사람은 바뀌잖아요. 좋아하는 것도 바뀌고, 이게 다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네가 설령 또 자기가 자기 자신의 안 좋은 면도, 싫어하는 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면은 우리가 인간적으로 진한 동물이기 때문이고, 우리가 평생 살면서 바꿔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일단은 너 자신을 사랑하는 게 너무너무 중요하다고, 남이 나를 사랑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 되게 중요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저도 제 애가 초등학교, 중학교 올라가면서 사실 아이의 성정체성을 잘 모르는 거죠. 정체성이라는 거는 본인이 일단은 더 많이 아는 거니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아이에게) 네가 성정체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엄마, 아빠는 다 괜찮다고 얘기 해본 적이 있었죠. 대화는 솔직하게 잘 되었어요. 그 밖에도 자기 자신의 안 좋은 면, 싫어하는 면을 비하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죠.
이제 저희가 준비한 마지막 질문을 드려요.
로이스님께 띵동 후원이란? 딱 한 마디로 알려주세요!
띵동후원은 ‘자랑거리’다!
물론 저 자신한테도 되게 잘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의 자랑거리이기도 하지만 이게 자랑하고 싶은 거리인 거예요. 행동이라는 게 우리 사회에 너무 필요하고, 여기에 기부하는 것도 너무 중요해서 이제 자랑을 하여 사람들이 많이 알도록 알리고 싶다 하는 자랑거리. 그리고 띵동 자체도 너무 잘하지 않나요? 너무너무 큰 역사를 쓰고 있잖아요.
나에게 띵동후원이란 '자랑 거리'이다.
띵동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계신 기부자님!
띵동을 생각하며,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 띵동 뉴스레터 너무 잘 받아보고 있고 항상 가슴 따뜻해요.
저는 비영리단체에서 일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비영리단체에서 일하시는 분을 보면 어떨 때는 사명감이 되게 큰데, 우리 사회의 변화는 빨리 따라와주지 않잖아요. 우리 민주화 운동 할 때도 비전은 여기 꽉 차 있는데 그만큼 빨리 안 따라왔거든요. 선배들이 죽어 나가고 해도 잘 안 바뀌어요. 사실 그러면 너무 괴리감이 자꾸 커지니까 이제 내가 진이 빠지기도 하죠. 그래서 오히려 저는 이제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더라고요.
우리 사회가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솔직히 옛날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으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활동가분들이 사회가 빨리 안 바뀐다고 해서 이렇게 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띵동의 기부담당자로서 한 가지 품었던 꿈이 있다면,
띵동에 기부를 하는 일이 자긍심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로이스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띵동의 기부가 자랑거리라는 말을 들으니, 정말 짜릿했습니다!
띵동에 기부하는 모든 분들이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날까지~ 또 열심히 힘내보겠습니다.
기부자 ‘로이스(정김경숙)’님의 이야기
“띵동 기부는 저에게 자랑거리에요!”
기부자님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벌써 26살이 된 아이를 둔 워킹맘이고요, 한국에서 30년 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3년반 전에는 미국으로 옮겨와서 현재는 실리콘밸리 한 인터넷 기업, 구글 본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현재 하고 있는 있는 미국내 있는 전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구글의 좋은 스토리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 밖에서의 저는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운동과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자연을 좋아해요. 산을 가거나, 수영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또 아웃도어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굉장히 활달하고, 운동이나 여러 기회를 통해 새롭게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해요.
그 다음으로 저는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해야 한다’라는 사회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걸 지금 내 세대에 해서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나라 아니면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30년 전에 살았던 세상보다 지금은 더 좋은 세상을 지금 살고 있잖아요. 30년 전에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민주화 운동 했던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배들에 대한 부채감이 있고, 그 부채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제가 있는 사회에서 우리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데 작은 일이라고 하는 생각하고 있어요. 제 관심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가 대학교 다닐 때는 시절이 시절인 만큼 민주화, 빈민, 분배 쪽에 관심이 많았고, 이후에는 여성과 인권에 관심을 두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향린교회라는 곳을 다니면서 임보라 목사님을 만났는데 그분이 가진 비전을 좋아하게 되었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조금 더 고민했어요.
이 모든 모습을 정리하면, 밖에서 바라보는 저는 뭔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기부자님에게 그런 시대적인 배경도 있으시고, 교인으로서의 영향도 있으셨군요. 그리고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듣똑라)’라는 팟캐스트에서 앞으로의 계획이 장기적으로는 여성 인권이나 성소수자 인권 단체 일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걸 들었거든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을까가 되게 많이 궁금했었어요. 섬돌향린교회가 크게 영향을 미쳤던 부분이기도 할 것 같네요.
인권에 다양한 영역이 있잖아요. 아마도 섬돌향린교회를 안 다녔으면 그게 눈에 별로 확 닿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그 전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 해’ 같은 가치론적으로 접근했었거든요. 인권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게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 교회에서 2부 순서로 어떤 여성 강사님을 모시고 토론했어요. 저는 그때 당시에 어떤 생각을 했냐면 성소수자 인권은 당연히 존중 받아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예를 들면 동성 결혼(same-sex marriage)에 대해서 ‘꼭 결혼해야 하나. 같이 좋아서 살면 되지.’ 이런 정도였어요. 합법화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절실하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이제 성소수자 당사자 중 한 분이 그건 정말 경제적인 것과도 연결이 된다는 말씀하실 땐 아차, 했던 순간이 있었어요. 동성결혼이 합법적이지 않기 때문에 물론 동거인으로서 이걸 게재할 수는 있지만 의료보험, 자동차보험 특약, 은행 간 거래 같이 부부로서 갖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질적인 경제적 불이익까지도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내가 생각하는 건 이상(理想)이구나. 우리가 인권이라는 거는 그냥 가치 운동이 아니고 그건 정말 실질적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라는 걸 그때 많이 알게 돼서 ‘조금 더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아마 그런 부분이 기부랑 연결된 것 같아요.
그런 역사들, 경험들이 다 녹아들어 있는 그것이 로이스 님의 기부 역사라는 생각도 드네요. 한편, 제가 로이스 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많이 느꼈던 게 진짜 열정이라는 단어가 로이스 님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 그 자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구글코리아 근무하실때 회사 내에서도 열정을 되살릴 수 일로서 사회 기업 펀딩 오디션 프로그램 드래곤스 덴(Dragon’s Den)이라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 하셨고, 심지어 별명이 드래곤스 덴 퀸(Queen of Dragon’s Den)이시라면서요!
네, 맞아요. 여러 개 별명 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별명입니다.
정말 멋진 별명인 것 같아요. 사실 이 프로그램이 띵동과 인연이 있죠. 기부자님이 드래곤스 덴에 띵동 프레젠테이션으로 참여하셔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얻어냈고, 구글에서 띵동 기부가 결정되었는데요! 준비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일단은 제가 섬돌향린교회 다니면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알게 된 것과 띵동을 알게 된 것은 전혀 별개였어요. 검색을 하다가 홈페이지에서 띵동 설립을 위한 모금을 보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위기지원 센터, 쉼터가 하나도 없다고 해서, 저는 그때 정말 없나 봐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모금액 중에 한 90% 이상이 해외 모금액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모금이 안 되는 게 참 안타깝다 생각 했었죠.
(마침) 구글이 미국에서는 되게 앞장서서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다양성 정책을 채택) 하고 있고, 제가 구글 안에 있다는 게 저의 강점이니까 그걸 한번 활용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띵동 설립 자금 마련에 대한 제안서를 냈어요. (제안서를) 만드는 작업을 할 때 저도 잘 모르니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는데 감사하게도 다 영어로 돼 있었어요. 사실 문서 준비할 때 영어로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영문으로 되어 있는 걸 보고, 띵동이 글로벌 지향적인 단체구나 느꼈어요. 또 띵동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던 정욜님과 자주 통화해서 띵동이 어떤 단체인지,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도 얘기해 가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몇 년 있다가 띵동이 확장해 나가는 시점에 2차 지원금을 받았던 적도 있었죠.
구글의 드래곤스 덴처럼 기업마다 다양한 기부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외에 또 구글만의 특별한 기부 문화가 있을까요?
구글에 들어와서 가장 놀랐던 것이 다양한 기부 및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이였어요. 구글이 하는 모든 기부 및 지역사회 지원 활동이 구글닷오알지(google.org)라는 구글 내에 자선활동을 전담하는 부서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07년 구글코리아에 입사했을 때부터 참여했던 구글서브(Google Serve)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구글서브는 전세계 구글러(Googler, 구글직원의 애칭)이 자신이 위치한 지역에서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하는 건데요, 이건 매년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루어집니다.
지금 생각나는 건, 한강변 쓰레기 줍기, 시각장애인을 위해 도서를 타이핑했던 일, 유기견을 돌보았던 일, 한강변에 나무를 심었던 일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구글에는 기부활동과 지역사회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기부 금액과 본인이 자원봉사를 한 시간에 대해서는 매칭 펀드 제도를 갖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자원봉사 시간에 대해 매칭 해주는 아이디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어떤 것은 기부 금액(돈)만으로 해결되지 않거든요. 어떤 것들은 내가 정말 마음이 가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게 있어서 시간의 가치를 회사가 인정해주고 또 기부에 동참해주죠.
구글의 기부문화에서 또 하나 신기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동료들의 지지가 굉장히 활발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지지를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공부도 필요하고, 다양성 존중을 하기 위해선 나와 다른 부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잖아요. 동료들 사이에 공감대를 만드는 데 특별히 더 공을 들인 부분이 있을까요?
맨 처음 띵동 기부 프로젝트를 사내 프로그램으로 제안하는 일은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이 너무 당연한 건데도, 한국에서는 아직 회사 내 모든 사람이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도 부담스러워했을 때였거든요. 2013년에 제가 혼자서 홍대 퀴어문화축제에 가고, 2014년도에는 저희가 구글 안에서 한번 같이 가보자고 해서 3명 정도 모였었어요. 정말 그때는 소수만 알음알음 관심 있는 사람들이 했었는데, 우리가 얘기했던 게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람들한테 좀 더 알릴 수 있을까”였어요. 그래서 미국에 ‘게이글러(Gay+Googler)’라는 성소수자 당사자와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는 걸 알고 한국에도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들었어요. 구글에 다니는 사람을 구글러(Googler)라고 하거든요. 구글코리아 게이글러가 시작된거죠. 예를 들면, 나이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이렇게 희어지곤 하니까 그레이글러(Grey+Googler)라고 부르고요. 한국에서는 농글러(농구+Googler) 그러면 농구하는 구글러들의 모임인거죠.
한국의 게이글러는 처음엔 2~3명으로 시작됐는데, 더 많은 직원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싶었어요. 구글은 금요일마다 전 직원이 모여서 식사하고, 간식 먹는 그런 자리를 TGIF(Thank you God, It’s Friday)라고 하는데요. RAINBOW TGIF라는 걸 만들어서 그때 연사를 초빙해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세션도 한 3년 가졌던 것 같아요. 매년 그렇게 내부에서도 조금 더 관심을 끌고, 참여를 하게 해서 처음에는 3명 시작했던 게 그 다음에는 한 10명 정도 되었고 나중에는 20명, 또 그 다음에는 40~50명 됐어요. (2019년 블로그)
또한 인상 깊었던 게 구글이 나서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도 내고, 기부도 하는 것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그래도 괜찮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 있으셨죠. 기부자님은 타기업에게 그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시나요?
저는 기업 홍보에 작은 원칙이 있는 데요. 착한 일은 숨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행, 자선 활동에 대해 회사들이 홍보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아요. CEO가 어디 가서 연탄 배달했다는 등의 홍보는 바람직한 기업 홍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몸담은 회사들은 거의 그랬어요. 다만, 성소수자 인권 지원 활동에 대해서는 늘 알리려고 했습니다. 기업이 성소수자 단체에 기부 활동하는 것에 대해 너무 걱정스러워하는 시선이 아직도 있어서 기업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같이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로이스님의 기부에 대한 철학과 진심이 전해집니다. 로이스님은 저희와 이제 함께 인연을 맺은 지 정말 오래되었어요. 띵동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부터 함께 하신 기부자이니까요. 덕분에 오늘까지 띵동이 이만큼 성장을 해올 수 있었는데, 어떤 생각과 마음이 드시나요?
혹시 앞으로 띵동의 기대되는 모습이 있으신가요?
진짜 저는 한 명이라도 내가 갈 곳을 찾았다고 그런 사람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저는 그거라도 정말 땡큐해요. 물론 규모도 커지고 재정적으로 받쳐줘서 많은 게 잘 되면 좋죠. 그리고 이제 조직이라면 모두 다 가야 할 방향이겠지만, 성경에서 99마리의 양과 소외된 1마리의 양에 대해서 이야기하잖아요. 아름다운 영혼 한 명이라도 정말 편히 쉬게 하고, 자기가 정말 자기다움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띵동의 변화를 이렇게 지켜보셨던 기부자님께서도 사실은 띵동만 이렇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님도 성장하고 변화하시잖아요. 띵동에 기부하시면서 로이스님 삶에 생긴 좋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돈이 생기면은 띵동에 갖다 바쳐야 하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제가) 1만원씩 정기기부하는 곳도 있고, 좋은 일은 여러 군데 하고 싶지만, 만약 내가 목돈이 생기면 띵동에 보내고 싶어요. 때린 곳도 계속 같은 곳을 때려야지 뭔가 좀 이루어지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많은 변화가 필요한 곳이 여러 분야가 있는데 다른 곳은 좀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어떤 사회적 문제들이 뭐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닐텐데, 어떻게 보면 성소수자 인권은 아직은 인권 운동 내에서 젊은 운동이고,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편견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이 하지 않는 곳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띵동에 기부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고요. 또 물질 가는 데 마음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자꾸 이제 여기에 계속 관심이 가고 그래요.
기부자님은 띵동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띵동 좋아해요. 좋아합니다.
기부자님이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이제 저희가 준비한 마지막 질문을 드려요.
로이스님께 띵동 후원이란? 딱 한 마디로 알려주세요!
띵동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계신 기부자님!
띵동을 생각하며,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 띵동 뉴스레터 너무 잘 받아보고 있고 항상 가슴 따뜻해요.
우리 사회가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솔직히 옛날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으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활동가분들이 사회가 빨리 안 바뀐다고 해서 이렇게 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