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스토리

띵동과 함께해주시는 기부자들의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소개드립니다. 어떻게 띵동을 알게 되었고, 기부까지 연결되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띵동과 함께하는 곁, 기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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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과 함께해주시는 기부자들의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소개드립니다. 어떻게 띵동을 알게 되었고, 기부까지 연결되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띵동 기부는 최소한의 행동, 마중물이에요!” - 기부자 'mona, 침엽수 님'의 이야기

띵동 기부는 저희에게 최소한의 행동과 마중물이에요!”

  

기부자 침엽수, mona 의 이야기

 



 

mona, 침엽수 님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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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a,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제 방이에요! 


mona 님 

자기소개는 언제나 떨리네요영화와 고양이를 좋아하고퇴근 후에는 침대에 누워서 트위터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 집순이 mon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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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엽수소중한 존재들!


침엽수 님 

학생일 때나 월급쟁이일 때나 똑같이 개 고양이 키우고 책 읽고 영화 보며 사는 침엽수입니다애착을 가진 물건은, 30년도 더 전 꼬꼬마 때 안고 자던 인형 땡순이요아직도 장롱 속에 있네요개가 물어 뜯어서 안고 자진 못하지만요그리고 저는 읽은 책 또 읽고 봤던 영화 또 보는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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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침엽수의 책장아래: mona의 책장


mona 

아닌 게 아니라 침엽수 언니는 제가 본 사람 중에 가장 회전문을 잘 도는 사람이에요반면에 저는 n차 관람을 하는 경우가 정말 드물어서최근 몇 년 동안 연달아 두 번 본 작품이라고는 <파벨만스>밖에 없네요참고로 저희는 10년 전 온라인 영화사이트 정모에서 처음 만났답니다둘 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좋아하는 장르도 방식도 영 다르답니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좋아하는 것이 다른 두 분의 이야기너무 흥미로워요그렇다면 mona 님과 침엽수 님께서 함께 띵동 기부를 결심하고 주변에도 알리게 된 배경이 궁금한데요결혼과 혼인신고를 하시면서 축의금을 띵동 기부로 받으셨죠기부로 축의금을 생각하신 것과 지원처로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지원 기관인 띵동을 생각해주신 배경이 궁금해요!

 

  

침엽수 님

띵동을 처음 알게 된 건 몇 년 전인데그 때 트럼프가 막 대통령 당선되고 좌절감을 느끼던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생각하다가 '그래푼돈이라도 이 인간이 짓밟고 있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단체에 후원하자싶어서 기부처를 찾던 중에 띵동을 추천 받았어요당시에는 다른 단체를 더 찾아보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무작정 후원을 시작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 볼수록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단체인 점이 정말 중요하지 않나 싶어서 후원하길 잘했다 느꼈어요.

 

mona 

저도 띵동을 몇 년 전에 트위터에서 처음 알게 됐던 것 같은데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단체가 있다는 걸 알고 일단 너무 기뻤어요제가 청소년일 때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그 존재만으로 정말 힘이 됐을 것 같았거든요그래서 참여하고 있던 영화모임 '씨네키튼'에서 모인 불참비 기부처를 정할 때 띵동을 추천해서 일시 후원한 적이 있었습니다띵동 같은 단체가 있다는 게 너무 고마우면서도다음 세대에게 별로 바람직한 사회를 물려주지 못한 성인으로서 늘 은은한 부채감이 느껴졌기 때문에이번 혼인신고를 하면서 축의금을 띵동 후원으로 보내달라고 할 계획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침엽수 님

최종적으로 불수리 될 혼인신고를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별 건 아니지만그래도 일종의 가시화 운동이고또 체제에 소극적으로나마 항의하는 방법인 만큼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희망이랄까 본보기랄까 이런 길도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되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띵동을 기부처로 정한 mona씨 선택이 적합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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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엽수 님과 mona 혼인신고 포토존에서!

 



불수리 될 혼인신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혼인신고가 체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를 가진다는 점또 이 일이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씀이 인상깊게 다가와요그렇다면 띵동에 기부를 하면서 mona 님과 침엽수 님의 삶에 생긴 좋은 변화가 있을까요?

 

  

침엽수 님 

사실 변화라기 보다는 딴에는 뭐라도 하고 있다는 위안?

 

mona 님 

그쵸저희도 '마음 전할 곳'으로 띵동의 계좌를 올리긴 했지만얼마나 많은 분들이 동참해줄지는 미지수였거든요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후원 인증을 해주셨고 그걸 보면서 오히려 저희의 혼인신고가 완성되는 기분이 들었어요그냥 의미 없이 지나가는 해프닝 같은 게 아니라누군가에겐 정말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실천'으로 완성시켜준 것 같았거든요

 

침엽수 님 

좀 딴 얘기지만 2018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청소년 퀴어 영화 <작은 거인들> GV에서 제작자 분이 캐나다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 자살율이 높은 문제가 있어서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뭐 이런 얘길 했던 게 인상 깊었거든요당장 사회를 바꾸진 못해도 희망을 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어른 된 도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리고 청소년 성소수자 단체에 후원을 하면서 그래도 최소한의 도리는 하려고 애쓴다는 자기 위안을 하는?

 

mona 님 
언니의 말이 좀 시니컬하게 들릴까봐 덧붙이자면, '입금으로 연대하기'가 결코 연대의 전부가 아니잖아요심지어 저랑 언니가 직접 보탠 돈은 정말 푼돈인데 그걸 가지고 감히 생색내면서 '우리가 할 도리를 다 했다'라고 쉽게 안주하고 싶진 않다는 의미에서 '최소한의 도리를 한다는 자기 위안'이라고 한 것 같아요물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고기분이 좋습니다여러분적은 금액이라도 후원에 동참해보세요기분이 즉각적으로 좋아져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띵동 후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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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엽수 님 '나에게 띵동 후원이란 '최소한의 행동'이다.'

 

침엽수 님 

나에게 띵동 후원이란 '최소한의 행동'이다.

그냥 소시민1’로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사회에 불만이 있으면 가만히 앉아서 불평만 할 게 아니라 그걸 바꾸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그런 의미에서 뜻을 같이하는저 대신 현장에서 뛰고 구르고 소리치고 싸워주시는 분들께 소액이나마 후원을 하는 게 저한테는 당장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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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a '나에게 띵동 후원이란 '마중물'이다.'


mona 님 

나에게 띵동 후원이란 '마중물'이다.

성인 성소수자로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일종의 환대 같은 걸 보내고 싶은데요십시일반 모인 후원금이 띵동에서 기획한 여러 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을 테니 결국 띵동 후원이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띵동 후원이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보내는 환대이자 최소한의 실천이라는 점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부자로서 띵동에게 바라는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mona 님 

, 30대인 mona가 아니라 10대 시절의 제가 바랐던 것을 끄집어 내어 말씀드리자면지역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획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이나 수도권과 '지방'의 현실에서 차이가 크다보니오프라인에서 퀴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계기가 참 적다는 생각을 하거든요대학에 퀴어 동아리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아니고또 모든 대학에 그런 동아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성인이 된 지금도 그런데 청소년 때는 더했던 것 같아요타지에서 열리는 퀴어퍼레이드를 가고 싶어도 차비가 없어서 포기하기도 했었고요그런 점에서 지역으로 찾아가는 움직이는 띵동 식당 같은 기획이 정말 좋다고 생각해서그런 기회가 더 풍성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맞습니다지역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마음을 둘 수 있는 인 커뮤니티가 정말 중요하고띵동도 퀴어문화축제를 다녀오면 그런 자리를 만드는 데 더 힘써야겠다고 느끼고 있어요마지막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mona 님 

제가 청소년일 때는 주변에 성소수자 롤모델이나 저와 비슷한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정말 없었던 것 같아요그래서 청소년기에 또래 집단과 하루 종일 학교에서 즐겁게 지내다가도문득 문득 그런 고립감을 느끼곤 했죠물론 지금은 SNS도 있고띵동 같은 좋은 센터도 있으니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늘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외로운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그래도 길게 보고 버티다 보면진심을 나눌 수 있는 퀴어 친구들도 하나둘 늘어나고퀴어 당사자가 아닌 앨라이도 많이 만나게 되더라구요길고 지겨운 터널 같은 시기를 버텨내다 보면 그 끝에서 언젠가 만날 그 소중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요거기서 같이 응원하고 있을게요!

 

침엽수 님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친구들이랑 종종 하던 얘기 중에 하나가퀴어고 아니고를 떠나서저는 일단 동양인 여성이란 이유만으로도 시간 여행 시켜준다고 해도 과거 어느 곳으로도 딱히 갈 마음이 들지 않거든요그렇게 생각해 보면 그만큼 인류 사회가 느리게나마 진보하고 있다고 믿는 쪽이기도 해요. 현실이 암울하고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아 보이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체감하기 힘들더라도 인류는 느려터지게나마 진보하고 있다라고 믿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mona, 침엽수 님의 이야기부터 혼인신고와 기부라는 저항과 실천, 지역 청소년 성소수자들 간의 연결 등 다양하고 사려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덕분에 기부자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띵동 활동의 의미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분의 뜻을 지지하며 띵동으로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